[알파세대의 첫 소비] 위글위글이 한·중·일 알파세대를 사로잡은 비결은?

학생들의 책상 한켠, 책가방 속 물병 옆. 알록달록한 캐릭터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요즘 한중일 알파세대의 소지품에서 빠지지 않는 '최애' 브랜드, 위글위글(Wiggle Wiggle)이다. 국내 MZ세대 사이에서 시작된 인기는 이제 글로벌 알파세대 팬덤으로 확장되고 있다.

2024년 4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위글위글¹⁾은 베이징, 상하이, 하라주쿠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며 해외 팬덤을 넓혔다. 올해는 해외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여 더 많은 고객을 만날 계획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한중일 알파세대는 위글위글에 열광하는 걸까? 이커머스 사업자는 위글위글의 전략에서 어떤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까? 위글위글 운영사 비엠스마일 마케팅팀을 만나 그 전략을 직접 들어봤다.

ⓒ위글위글

컬러풀한 디자인, 자기표현의 도구

위글위글은 "Always Witty, Welcome to Wiggle Wiggle!"이라는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 일상의 명도와 채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컬러풀한 아트워크와 '스마일 위 러브(Smile We Love)', '위글베어(Wiggle Bear)' 같은 캐릭터는 보는 순간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고 즐거움을 선사한다.

ⓒ위글위글

알파세대에게 굿즈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다. 책상 위 볼펜 하나, 가방에 달린 키링 하나만으로도 자신을 표현하고, 친구들과 소통하는 자기표현의 도구다.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과 함께 자란 이들은 손에 쥔 제품을 SNS에 공유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든다.

"알파세대는 작은 제품 하나에도 자신만의 개성을 담아 '나'를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요.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과 함께 자란 세대이기 때문에, 위글위글 캐릭터가 들어간 필기구나 가방을 SNS를 통해 친구들과 공유하면서 소비 자체를 하나의 놀이처럼 즐기죠."

일상에 스며드는 전략적 콜라보

위글위글은 알파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루틴을 고려한 전략적 콜라보를 진행한다. 글라스락과 협업해 주방용품에 시그니처 캐릭터를 입혔고, 요거트월드와는 한정판 굿즈를 출시해 고객이 인증샷과 리뷰를 SNS에 자발적으로 공유하도록 유도했다. 라한호텔과의 '레디 투 트래블 with 위글위글' 패키지에서는 객실과 공간을 위글위글 세계관으로 꾸며 숙박 자체를 색다른 체험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일상 속 경험과 놀이를 통해 브랜드를 접한 알파세대는 자연스럽게 위글위글 세계관에 빠져든다.

알파세대 특성을 고려한 SNS 마케팅 전략

“알파세대는 기존 세대와 달리 콘텐츠를 단순히 소비하지 않아요. SNS 사용에 익숙한 세대라 스스로 크리에이터가 되어 콘텐츠를 창작하는 것을 선호하죠. 즉각적인 피드백과 상호작용을 통해 커뮤니티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며 소속감을 느끼는 것 역시 중요하게 생각해요.”

SNS 채널은 알파세대가 직접 콘텐츠를 창작하며 브랜드 세계관을 확장하는 공간이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콘텐츠와 라이브 쇼핑을 결합해 참여와 몰입을 유도하고, 자연스럽게 자사몰로 연결한다. 틱톡에서는 참여형 이벤트를 통해 알파세대가 위글위글 필터를 적용한 숏폼 영상을 직접 제작하고 공유하도록 했다. 이러한 참여와 공유를 반복하며 알파세대는 자연스럽게 브랜드 팬덤이 되고, 구매로 이어진다.

위글위글집, 오프라인 공간에서 확장되는 팬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고, COVID-19 시기를 겪으며 학교 수업도 Zoom으로 들었던 알파세대는 비대면 환경에 매우 익숙해요. 이들에게 온라인으로 뭔가를 경험하는 건 이제 더 이상 특별하지 않죠. 대신, 직접 보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하는 경험을 훨씬 더 재미있게 느끼는 경향이 있어요.”

플래그십 스토어 ‘위글위글집’에도 알파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전략이 곳곳에 반영되어 있다. 숨겨진 포토존과 인증샷 포인트, 테마파크처럼 꾸며진 공간은 알파세대가 부모님이나 친구와 함께 제품을 체험하고, 미션형 활동을 수행하며 자발적으로 SNS에 공유하도록 유도한다. 물리적 공간에서 형성된 친밀감과 브랜드 세계관이 온라인 공간으로도 연결되는 것이다.

위글위글은 도산공원·명동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지역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배치해 해외 팬층을 브랜드 팬덤으로 자연스럽게 흡수했다. 방문객이 남긴 인증샷의 포즈, 배경, 해시태그, 공유 채널을 분석해 해외 진출 시 각국 알파세대에 맞춘 SNS와 커머스 전략에 활용하고 있다.

MZ세대에서 알파세대, 아시아로 뻗어가는 위글위글

중국 알파세대 '10허우(10后)'는 급격한 경제 성장기를 겪으며 성장했다. 이들은 웨이보, 샤오홍슈, 도우인(중국판 틱톡) 같은 SNS를 통해 브랜드와 소통하며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한정판 굿즈를 소유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위글위글은 마오타이 라떼로 SNS에서 화제를 모은 루이싱커피(Luckin coffee)와 협업해 한정판 굿즈를 출시했는데, 샤오홍슈에서 400만 건 이상의 바이럴²⁾을 기록하며 사흘 만에 매진되었다. 청두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위글판다'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을 선보이며 중국 알파세대의 소장 욕구를 자극해 인기를 끌었다.

반면 일본 알파세대는 장기 경기 침체를 겪은 세대를 보며 성장해 합리적인 소비와 개인의 취향을 중시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만,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경험에도 큰 가치를 둔다. 위글위글은 일본 대형 편의점 패밀리마트와 협업해 생활용품 제품을 선보여 한 달 만에 3만 개를 완판³⁾시켰다. 게다가, 일본 알파세대가 자주 찾는 문화·쇼핑의 중심지 하라주쿠에 '만화 속 집' 컨셉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꾸며,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브랜드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했다.

이커머스 사업자를 위한 알파세대 공략팁

위글위글이 한중일 알파세대를 사로잡은 비결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다. 각 나라 알파세대의 소비 성향과 문화적 맥락을 세밀하게 이해하고, 온라인·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모든 접점에서 브랜드 세계관을 일관되게 경험하도록 설계한 전략에 있다. 이렇게 축적된 브랜드 경험이 단순한 구매를 넘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확산하는 '팬덤'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지선 기획 이지선 · 이상은 그래픽 김현태

출처

¹⁾²⁾³⁾(주) 비엠스마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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